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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성 고분자의 이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쇼핑백: 마트별 제품 비교

by moyeon-news 2025. 7. 7.

플라스틱 오염 시대, ‘생분해성 쇼핑백’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한 환경 오염이 심각해지면서, 국내 주요 유통업체들은 점차 친환경 대체재를 도입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쇼핑백이다. 일반적인 플라스틱은 자연에서 분해되기까지 수백 년이 걸리지만, 생분해성 소재는 일정 조건에서 빠르게 분해되기 때문에 환경 부담이 적다. 최근 마트나 대형 유통업체에서 제공하는 쇼핑백이 하나둘 생분해성으로 바뀌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이 더 환경 친화적이고 실용적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서 접근하고자, 국내 대표 유통사인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에서 제공하는 생분해성 쇼핑백을 비교해본다. 이 비교를 통해 어떤 제품이 실생활에서 가장 적합한지를 파악할 수 있으며, 나아가 소비자의 친환경 소비 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기준과 마트별 제품 도입 현황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란 자연계 미생물에 의해 일정 기간 내 분해되어 물, 이산화탄소, 바이오매스 등으로 전환되는 소재를 말한다. 이 정의는 단순히 ‘분해되는 플라스틱’이 아닌, 국제 인증기관의 기준을 만족하는 소재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인증으로는 미국의 BPI 인증, 유럽의 EN13432, 그리고 한국의 환경표지 인증이 있다.

2024년 기준, 대형 유통업체들은 생분해성 쇼핑백을 부분적으로 도입한 상태다.

  • 이마트는 친환경 캠페인의 일환으로 일부 매장에서 PB 브랜드를 중심으로 생분해성 쇼핑백을 제공하고 있다.
  • 롯데마트는 자체 개발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여 모든 점포에서 생분해성 비닐 도입을 완료했으며, 환경부의 인증도 받은 상태다.
  • 홈플러스는 생분해성보다는 재활용 비닐 중심이지만, 일부 도시 지역에서 테스트 형식으로 생분해성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 코스트코는 미국 본사의 지침에 따라 100% 생분해성 소재가 아닌, ‘옥수수 전분 기반 바이오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다. 이 경우 완전한 생분해라기보다는 ‘부분 생분해’에 가깝다.

이처럼 각 마트가 제공하는 쇼핑백의 소재와 생분해성 인증 수준은 다르며, 이에 따라 소비자의 선택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실사용 비교: 두께, 탄성, 내구성 중심으로 평가

생분해성 쇼핑백은 친환경성이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내구성과 편의성도 무시할 수 없다. 소비자가 쇼핑 후 물건을 안전하게 옮기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탄성과 방수성, 내하중 성능이 필요하다.

  • 이마트의 생분해성 쇼핑백은 타사 제품 대비 두께가 얇고, 투명도가 높다. 이는 원가 절감을 위한 선택일 수 있지만, 내구성 면에서는 아쉬운 평가가 많다. 5kg 이상의 무게에서는 찢어질 가능성이 있다.
  • 롯데마트의 제품은 비교적 두꺼우며, 손잡이 부위가 이중 압착 처리되어 있어 끊어짐에 강하다. 바닥면도 넓게 접혀 있어 무거운 장보기에도 적합하다.
  • 홈플러스의 테스트 제품은 두께는 중간 수준이나, 재질이 다소 빳빳하여 접거나 보관하기에 불편하다는 후기가 많다.
  • 코스트코는 비닐 형태가 아니라 전용 대형 종이 쇼핑백이나 재사용 가능한 가방 형태로 생분해 대체재를 제공한다. 실질적인 생분해성 제품보다는 재사용 중심의 접근 방식이다.

결론적으로 실사용성 면에서는 롯데마트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환경성과 실용성의 균형을 고려한 설계로 보이며, 타사 제품에 비해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생분해성 쇼핑백 예시
이마트 몰에서 판매중인 ERUM PACK의 생분해성 쇼핑백

 

환경성 및 인증 수준 비교

마트별 생분해성 쇼핑백은 친환경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실제 환경성은 단순히 “생분해”라는 문구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국내외 인증의 유무, 생분해 기간, 매립 조건 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다.

  • 이마트 제품은 환경표지 인증을 받지 않은 비공식 생분해성 제품이 많다. “자연분해성” 문구만 적혀 있고, 실제 조건에서는 완전한 분해가 어렵다.
  • 롯데마트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환경표지 인증, EN13432 인증을 함께 보유하고 있어 국제적 기준도 만족한다.
  • 홈플러스는 아직 생분해성 인증 제품 비중이 낮아 ‘친환경 전환기’ 단계로 볼 수 있다.
  • 코스트코는 인증 여부보다 장기 재사용을 강조하는 구조다. 생분해성보다는 탄소 발자국 저감과 재사용 가능성에 중점을 둔 모델이다.

이러한 환경성 비교를 통해, 소비자는 단순히 “분해되는가”보다는 공식 인증 여부와 실제 분해 조건을 고려해야 올바른 소비 선택을 할 수 있다.

 

 

소비자 인식과 실제 정책 적용 차이

마트에서 생분해성 쇼핑백을 도입했더라도, 실제로 분해가 되는 조건은 일반 소비자가 경험하기 어려운 특수한 환경이 요구된다. 대부분의 생분해성 제품은 산소와 습도, 일정 온도가 유지되는 산업용 퇴비화 시설에서만 분해된다. 즉, 일반 쓰레기로 배출되거나 매립될 경우, 분해 속도는 일반 플라스틱과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일부 마트는 “생분해성”이라는 문구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뿐, 실제 인증이나 처리 조건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분해성 쇼핑백을 사용했다고 해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확신은 오산일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생분해성 쇼핑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 쇼핑백이 어떤 조건에서 어떻게 분해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해야 하며, 지자체나 정부 역시 산업용 퇴비화 시설 확충 같은 인프라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또 하나의 ‘그린워싱(greenwashing)’ 수단에 불과할 수 있다.

 

 

친환경 소비, 소비자도 깨어 있어야 할 때

마트에서 제공하는 생분해성 쇼핑백은 분명 기존 플라스틱 대비 환경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인증 부족, 분해 환경 미비, 실용성 문제가 존재한다. 진정한 친환경 소비란 단순히 ‘생분해성’이라는 라벨을 믿는 것이 아니라, 그 소재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분해되는지를 알고 선택하는 소비자의 태도에 달려 있다. 각 유통업체가 생분해성 쇼핑백의 성능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소비자도 올바른 정보에 기반해 실천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