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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성 고분자의 이해

PLA 소재와 PBAT 소재 생수병 비교 리뷰: 진짜 친환경은 무엇인가?

by moyeon-news 2025. 7. 7.

플라스틱의 대안을 찾는 시대, 생분해성 생수병은 해답이 될 수 있을까?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세계적으로 심각해지면서,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 대체 소재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일회용품인 생수병은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핵심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PLA(폴리젖산)**와 **PBAT(폴리부타디엔 아디페이트 테레프탈레이트)**는 최근 가장 많이 주목받는 두 가지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다. 이 두 소재는 모두 ‘생분해 가능’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실제 성능과 분해 조건, 생산 비용, 탄소배출 등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본 리뷰에서는 국내외에서 출시된 PLA 및 PBAT 생수병 제품을 실제 사용성 중심으로 비교 분석하고, 어떤 소재가 진정한 친환경 선택인지 조명해 본다.

 

 

PLA와 PBAT의 정의와 원재료 차이

PLA(Polylactic Acid)는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성 전분에서 추출한 젖산을 중합하여 만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원재료가 100% 식물 기반이기 때문에 재생 가능 자원이라는 점에서 환경 친화적이며, 일정한 조건에서 미생물에 의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완전히 분해된다. 반면 PBAT는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지만, 분자 구조상 자연 상태에서 미생물에 의해 비교적 빠르게 분해될 수 있도록 설계된 특수한 합성수지다. 탄성과 유연성이 좋아 비닐봉투나 필름류에서 자주 사용되며, 최근에는 생수병이나 컵 등에도 확대 적용되고 있다.

즉, PLA는 천연 기반 생분해성, PBAT는 합성 기반 생분해성이라는 차이가 존재한다. 이 점은 탄소중립, 생분해 조건, 친환경 인증 등에 있어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된다.

 

 

생분해 조건 및 실제 분해 속도 비교

생분해성 소재라 해도 실제 분해가 되려면 특정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PLA는 고온(50~60도)과 높은 습도, 미생물이 풍부한 산업용 퇴비화 시설에서만 제대로 분해가 가능하다. 일반 매립 환경이나 바다, 자연 상태에서는 거의 분해되지 않고 오히려 미세플라스틱으로 남을 수 있다.

반면 PBAT는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와 일반적인 매립 환경에서도 분해 속도가 빠른 편이다. 다만, 완전한 생분해를 위해서는 여전히 충분한 산소와 미생물, 습도 조건이 요구된다. 두 소재 모두 이상적인 조건에서 수개월 내 분해되지만, 일상적으로 사용된 후 쓰레기로 배출되는 경로에서는 실제로 완전한 분해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

이처럼 분해 속도와 조건의 관점에서 보면, PBAT가 현실적인 친환경성 측면에서는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PLA는 산업 퇴비화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국가나 지역에서는 훨씬 효과적으로 분해될 수 있다.

 

 

에코젠 PLA 생분해성 물병
여러 쇼핑몰에서 판매중인 PLA 생분해성 물병 ECOZEN

 

생수병 적용 사례 및 실사용 비교

최근 국내 생수업체 중 일부는 PLA 생수병을 적용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A사는 옥수수 유래 PLA로 만든 생수병을 선보이며, 일반 플라스틱과 달리 탄소 배출량이 낮고 친환경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PLA 생수병은 표면이 다소 불투명하고, 내용물이 장기 보관되면 일부 내용물이 변색될 가능성이 있어 단기 유통 제품에 적합하다. 또한 열에 약하여 뜨거운 환경에서는 형태가 변형될 수 있다.

반면, PBAT 생수병은 현재 국내보다는 유럽, 미국, 동남아 지역에서 주로 사용되며,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시범적으로 도입 중이다. PBAT는 유연성이 좋고, 투명도도 비교적 높아 기존 생수병과 거의 유사한 외관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PLA에 비해 원재료 비용이 높고 제조 과정이 복잡해 생산 단가가 높은 편이다.

실사용 후기를 보면, PLA는 가볍고 손에 잘 잡히며, 친환경 이미지가 강하다는 점에서 긍정적 반응이 많다. 하지만 충격에 약하고, 고온 환경에서 흐물거릴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PBAT는 일반 플라스틱과 거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강도와 탄성이 좋고, 이동 중이나 야외 활동에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평이 많다.

 

PBAT 생분해성 물병, 파우치
BN PACK사의 PBAT 생분해성 파우치

 

탄소 배출량, 재활용성, 시장 확대 가능성

PLA는 식물성 소재로 만들어져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상대적으로 덜 배출한다. 또한 바이오매스 인증, 친환경 인증 등을 쉽게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재활용 공정과 분리배출 시스템이 미비한 한국 환경에서는 일반 PET나 PP와 섞여 오히려 재활용 공정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PBAT는 생산 시 화석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더 높지만, 일반 폐기물 시스템과 통합이 더 쉬워 실질적인 친환경 처리에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 다만, 한국에서는 아직 PBAT 생수병에 대한 분리배출 코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정책적 개선이 필요하다.

시장 확대 가능성 측면에서는 PLA가 먼저 진입한 만큼 인지도는 높지만, PBAT는 향후 포장재, 식품 용기, 생수병 등으로 확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두 소재의 복합재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향후 PLA+PBAT 혼합 생수병도 시장에서 만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LA vs PBAT, 진짜 친환경 생수병은 무엇인가?

PLA와 PBAT 모두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생분해성 소재다. 그러나 둘 다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PLA는 식물성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산업 퇴비화 시설이 없는 환경에서는 실질적인 분해가 어렵다. PBAT는 합성소재지만, 일반 매립에서도 어느 정도 생분해가 가능하며, 실사용성과 내구성이 PLA보다 우수하다.

결국 어떤 소재가 더 친환경적인가는 국가별 폐기물 처리 시스템, 재활용 인프라, 소비자의 분리배출 인식에 따라 달라진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PLA라서 좋다’거나 ‘PBAT는 석유계라서 나쁘다’는 이분법적인 판단보다는, 각 소재의 특성과 분해 환경을 고려한 현실적인 선택이 필요하다. 동시에 정부와 기업은 생분해성 생수병의 확대 보급을 위해 분리배출 체계 정비, 인증 제도 강화, 퇴비화 시설 확충 등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