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생분해성 고분자의 이해

“친환경” 마케팅의 진실: 생분해성 고분자의 윤리적 소비

by moyeon-news 2025. 7. 10.

“친환경”이라는 말에 숨겨진 마케팅의 이면

최근, 소비자는 제품을 선택할 때 단순한 가격이나 품질뿐만 아니라,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가치 기반 소비’에 점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이에 발맞춰 수많은 기업들은 자사의 제품을 ‘친환경’이라 포장하며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생분해성 고분자는 이 흐름 속에서 대표적인 ‘친환경 대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포장재·일회용품·의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연에서 분해된다’는 문구만으로 안심하고 해당 제품을 구매하지만, 실제로는 이와 다른 현실이 존재한다. ‘생분해성’이 과연 언제, 어디에서나 작동하는 조건인가? 이 글에서는 생분해성 고분자 제품을 둘러싼 친환경 마케팅의 이면과 대중의 윤리적 소비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짚어보고자 한다.

 

생분해성 고분자와 같이 친환경 소재가 고객의 소비 심리를 자극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진

 

생분해성 고분자를 둘러싼 마케팅 메시지의 함정

많은 브랜드들이 ‘100% 생분해’,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플라스틱’, ‘지구에 부담 없는 포장’과 같은 문구를 내세워 소비자의 환경적 죄책감을 줄이고 있다. 이러한 마케팅은 실제로 제품의 과학적 특성보다 감성적 키워드에 더 의존하며, 소비자가 제품의 실제 환경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든다. 예를 들어 PLA(폴리락트산) 소재로 만들어진 컵이나 빨대는 ‘퇴비화 가능’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지만, 이는 산업용 퇴비화 시설이 전제된 문구다. 국내 대부분 지역에는 이러한 시설이 없기 때문에, 해당 제품이 자연에서 실제로 분해되기란 불가능하다. 이처럼 기업이 생분해성 고분자라는 특성을 강조하면서도, 그 분해 조건이나 처리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이는 사실상 소비자의 ‘친환경 소비’를 이용한 그린워싱(Greenwashing)에 가까운 행위가 될 수 있다. 마케팅은 제품의 장점을 홍보하는 도구이지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는 소비자의 판단력을 흐리고, 결과적으로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

 

 

생분해성 고분자의 윤리적 소비란 무엇인가?

윤리적 소비란 단순히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그 제품이 어떤 조건에서 생산되고, 어떻게 폐기되며, 전 과정에서 환경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생분해성 고분자 제품을 윤리적으로 소비하려면, 소비자는 해당 제품이 실제로 어떤 종류의 소재인지, 어떤 조건에서 분해되는지를 인지하고, 올바르게 폐기하는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 예를 들어 PHA 계열의 플라스틱은 해양 환경에서도 분해가 가능하지만, 생산 단가가 높고 제품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동일한 환경 효과를 갖는 것은 아니다. 윤리적 소비자는 이러한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필요 이상의 소비를 지양하며, 생분해성 제품이라고 해서 무조건 환경에 이롭다고 착각하지 않는다. 궁극적으로는 생분해성 고분자 제품의 책임 있는 소비가 이루어지려면, 제품 선택뿐 아니라 사용 후 ‘어떻게 버릴 것인가’까지 고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소비자 교육과 기업 투명성이 함께 갈 때 가능한 지속 가능성

윤리적 소비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올바른 인식만으로는 어렵다. 기업의 책임 있는 정보 제공과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함께 병행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생분해성 플라스틱 제품에는 단순히 ‘친환경’이라는 표기가 아니라, 실제 분해 조건, 분리배출 방법, 산업용 퇴비화 여부 등의 정보가 명확히 표시되어야 한다. 또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분해성 소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는 교육과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생분해 가능’이라는 마크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와 같은 흐름을 따라야 할 필요가 있다. 기업이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려면 제품에 대해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처리 인프라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소비자는 안심하고 제품을 선택할 수 있으며,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소비’가 실현될 수 있다.

 

윤리적 소비를 위한 기업의 정보 제공과 정부의 제도가 필요함을 설명

 

생분해성 고분자, 무조건 믿기보다는 질문하는 소비가 필요하다

생분해성 고분자는 분명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력한 대안 중 하나로 이 소재를 어떻게 소비하고, 어떻게 폐기하느냐에 따라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도, 오히려 오염을 야기할 수도 있다. “친환경”이라는 단어는 결코 마케팅 수단으로만 쓰여서는 안 되며, 소비자는 제품의 진짜 내용을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의문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제품을 만든 기업이 투명하지 않다면, 소비자는 그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생분해성’이라는 단어가 붙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 환경을 지켰다고 착각하지 말고, 그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반을 고려한 ‘질문하는 소비’가 필요한 시대다. 진정한 친환경은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 기업의 정직한 정보 제공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