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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분해성 고분자의 이해

기존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고분자의 차이점 10가지

by moyeon-news 2025. 6. 30.

플라스틱은 20세기 인류가 개발한 가장 획기적인 소재 중 하나지만, 이제는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는 주범으로 지목받고 있다. 특히 해양 쓰레기의 80% 이상이 플라스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 물질은 수백 년 동안 자연에서 분해되지 않아 지속적인 환경 문제를 유발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생분해성 고분자'라는 새로운 대체 소재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기존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고분자의 구체적인 차이점을 모른 채 혼동하거나, 마케팅에 휘둘려 오해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두 소재가 구조적으로, 기능적으로, 환경적으로 어떤 점에서 명확하게 다른지 10가지 핵심 차이점을 중심으로 정리한다.

 

 

원료와 제조 방식의 차이

가장 큰 차이는 ‘만들어지는 방식’과 ‘출발 원료’에 있다.
기존 플라스틱은 대부분 석유에서 추출된 나프타를 정제해 만든다. 이 과정은 화학 반응과 열처리를 반복하는 고에너지 공정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도 많다. 반면 생분해성 고분자는 식물성 원료(옥수수 전분, 사탕수수, 셀룰로오스 등) 또는 미생물 발효 방식으로 제조된다. 예를 들어 PLA(Polylactic Acid)는 옥수수에서 유래한 젖산을 중합해서 만든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생분해성 고분자는 제조 단계에서부터 탄소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재생 가능한 자원 기반으로 지속 가능성이 높다.

뿐만 아니라 합성 기술 자체도 다르다. 일반 플라스틱은 고분자 사슬을 안정적이고 오래 유지되도록 설계하지만, 생분해성 고분자는 특정 조건에서 쉽게 저분자화될 수 있도록 분해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의도적인 '약점'이자 기능이다. 즉, 고의적으로 자연에 분해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처럼 출발점부터 목적이 다른 두 소재는 제조의 철학부터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생분해성 고분자 PLA의 3차원 입체 구조

POLYLACTIC ACID의 3차원 입체 구조

 

 

분해 가능성과 환경 지속성의 차이

기존 플라스틱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연 환경에서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PE(폴리에틸렌), PP(폴리프로필렌), PVC(폴리염화비닐) 등은 분자 구조가 안정적이라 미생물이나 자연 조건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로 인해 플라스틱 제품은 땅에 묻어도 수백 년 동안 형태가 유지된다. 반면 생분해성 고분자는 환경에 따라 수개월~수년 이내 자연 분해가 가능하다. 특히 PLA나 PBAT 같은 고분자는 **산업용 퇴비화 조건(50~60℃, 고습, 산소 존재)**에서 수개월 안에 완전히 분해되어 이산화탄소와 물로 전환된다.

환경에서의 최종 처리 방식도 다르다. 일반 플라스틱은 소각, 매립, 일부 재활용이 유일한 처리 방법이며, 이 과정에서 독성물질과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 있다. 반면 생분해성 고분자는 조건만 충족되면 퇴비화 시설에서 자연분해되어 퇴비 원료로 전환될 수 있다. 단, 여기서 소비자가 주의할 점은 “생분해성”이라는 말이 “자연에 아무렇게나 버려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이다. 올바른 폐기 시스템과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생분해성 고분자도 결국 환경 오염원이 될 수 있다.

 

생분해성 고분자로 만들어진 숟가락과 포크
생분해성 고분자 활용 예시 By Andrea from Vancouver, Canada - biodegradable cutlery, CC BY-SA 2.0, 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7263530

 

 

기능성과 활용 분야의 차이

기능적인 측면에서 일반 플라스틱은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기술 개선을 거치며 강도, 유연성, 내열성 등이 탁월해졌다. 덕분에 자동차 부품, 전자기기, 의료기기, 건축자재 등 거의 모든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활용된다. 반면 생분해성 고분자는 아직까지는 기능적인 한계가 분명하다. 열에 약하고, 강도나 인장력이 약하며, 수분에 민감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PLA는 뜨거운 음료에 닿으면 쉽게 변형되며, 물성 유지를 위해 별도의 보강재가 필요하다.

다만 최근 기술 발전으로 생분해성 고분자의 기능성도 점차 향상되고 있다. PBAT와 PLA를 혼합해 내열성과 유연성을 높이거나, PHA를 코팅 처리해 습기에 강한 패키징 제품으로 개발하는 사례도 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생분해성 고분자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용도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 일회용 포장재, 테이크아웃 컵, 멀칭 필름 등. 이런 제품군에서는 ‘기능성’보다 ‘분해성’이 더 중요한 가치로 작용한다.

 

 

 

 

제도, 인증, 소비자 인식의 차이

마지막으로, 두 소재는 법적 규제와 인증 시스템에서도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 플라스틱은 전통적인 산업 구조 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별도의 인증 없이도 생산·유통이 가능하다. 반면 생분해성 고분자는 엄격한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표적으로 OK compost, TÜV AUSTRIA, DIN CERTCO, EN 13432 등의 국제 인증과, 국내 환경부 인증이 존재한다. 이 인증은 단순한 표시가 아니라, 분해 속도, 무독성, 최종 부산물의 안전성까지 종합적으로 검증한다.

소비자 인식 측면에서도 차이가 크다. 많은 사람들이 “생분해성”이라는 단어를 듣고는 마치 무조건 자연에서 사라지는 마법의 플라스틱처럼 오해한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대부분의 생분해성 고분자는 산업 조건에서만 완전 분해되며, 일반 쓰레기처럼 버리면 분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소비자의 인식 개선과 함께, 올바른 분리배출 시스템 구축, 정확한 표기와 안내,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병행되어야 생분해성 고분자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

 

 

구분                                              기존 플라스틱                                        생분해성 고분자

1. 원료 석유 기반 식물 또는 미생물 기반
2. 분해성 거의 없음 (수백 년) 수개월~수년 내 분해 가능
3. 제조 에너지 고탄소 배출 탄소 절감 가능
4. 강도 매우 높음 중간 이하
5. 내열성 높음 낮음 (보완 필요)
6. 가격 저렴 상대적으로 고가
7. 활용 분야 전 산업군 일회용품, 포장재 등 제한적
8. 폐기 방식 소각, 매립 퇴비화 가능
9. 인증 필요성 없음 국제 인증 필수
10. 소비자 인식 무관심 오해와 기대가 공존

 

 

생분해성 고분자는 기존 플라스틱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유력한 대안이지만, 모든 점에서 완벽한 소재는 아니다. 각 소재의 구조와 기능, 환경 조건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분별한 기대보다는 과학적 근거와 분해 조건에 맞춘 실천이 필요하다. 플라스틱과 생분해성 고분자의 차이를 알고 나면, 환경을 위한 선택이 훨씬 똑똑해질 것이다.